디지털 제품을 만들 때 ‘기획’이라는 말은 자주 오해를 낳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화면 기획’으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기획은 뭘까요? 앱이나 시스템을 개발하며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그 본질과 가치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국내 기획의 딜레마외국에선 ‘기획자’라는 직무를 따로 두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근데 우리나라에선 기획자가 흔하죠.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좀 씁쓸합니다. 국내 IT 현장에서는 기획이 주로 화면 설계로 좁혀집니다. 제가 프로젝트에 들어갈 때 보면, 이미 뭘 만들지, 언제까지 할지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기획자는 주어진 틀 안에서 화면을 그리는 일을 맡게 됩니다. 한 번은 프로젝트 초반에 들어갔는데, “이 화면 좀 그려주세요”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