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비스 기획은 곧게 뻗은 길이 아닙니다. 갈림길이 많고, 예상 밖의 상황이 튀어나오며, 때로는 방향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복잡한 미로 같은 여정입니다. 이런 길을 걸으며 얻은 몇 가지 생각을 풀어보려 합니다.
겉만 보면 놓치기 쉽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기획을 하다 보면 가장 조심해야 할 게 겉모습에 끌리는 겁니다. 멋진 인터페이스, 최신 기술, 트렌디한 기능들. 다 중요하지만, 그건 전체의 작은 조각일 뿐입니다.
한 번은 화려한 디자인에 공을 들였던 서비스가 있었는데, 막상 사용자들은 그걸 별로 신경 안 쓰더군요. 오히려 그 뒤에 숨은 편리함을 더 찾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사람들이 말로 꺼내지 못하는 필요를 알아내고, 그들의 행동 속 숨은 맥락을 읽는 거라는 걸요. 예를 들어, 누군가 “왜 이걸 먼저 생각하지 못했을까?”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그건 뻔해 보이지만 아무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걸 잡아냈을 때 나오는 반응입니다.
사용자와 비즈니스, 둘 다 챙깁니다
서비스를 시작할 때 자주 보게 되는 건 둘 중 하나에 치우친 모습입니다. 사용자에게 좋은 걸 주느라 돈을 못 버는 경우거나, 돈 벌기에 급급해 사용자를 잊는 경우죠.
한 프로젝트에서 사용자 반응은 좋았는데 수익이 안 나와 결국 접은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수익에만 신경 쓰다 보니 사람들이 떠나간 적도 있죠. 그래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둘을 잘 엮어서, 사용자가 가치를 느끼면 자연스레 비즈니스도 커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요. 단기 성과에 매달리기보다 길게 갈 수 있는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데이터 속에서 길을 찾습니다
데이터가 많아진 요즘은 참 좋은 점도 있지만, 오히려 더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모든 걸 숫자로 볼 수 있는데, 그 속에서 진짜 의미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한번은 데이터만 보고 검색 기능을 키웠는데, 사용자 불만은 결제 과정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숫자는 뭔가 일어났다고 말해주지만, 왜 그런지는 안 알려줍니다. 그 “왜”를 파고들어야 통찰이 나옵니다. 데이터는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일 뿐, 전체를 보여주는 지도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안전한 선택만 하려다 보면 혁신은 멀어집니다. 가끔은 숫자를 넘어서 과감하게 가야 할 때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조직과 함께 갑니다
아무리 좋은 기획을 해도 실패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보니, 조직이 따라오지 못한 경우가 많더군요. 멋진 아이디어라도 그걸 현실로 만들 팀과 문화가 없으면 허공에 떠 있는 겁니다.
한 번은 모바일 앱 서비스를 기획했는데, 모든 기능과 흐름을 세밀히 설계해뒀습니다. 그런데 개발팀과 마케팅팀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어서 출시가 몇 달이나 늦어졌습니다. 결국 사용자 반응도 미지근했죠. 반대로,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팀과 미리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뭔지”를 점검했습니다. 그때는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출시 후 반응도 좋았습니다. 기획은 서비스만 그리는 게 아니라, 그걸 해낼 조직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팀이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늘 던져야 합니다. 때로는 서비스를 바꾸는 것보다 조직의 소통 방식을 손보는 게 더 큰 과제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전체 경험을 그립니다
기획의 목표는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설계하는 겁니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만나는 모든 순간, 그 흐름을 다 생각해야 합니다.
한 서비스에서 개별 기능은 괜찮았는데, 전체적으로 어색하다는 피드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따로따로 보면 좋았지만, 연결이 안 되니까요. 반면, 흐름을 하나로 묶었을 때는 사용자 반응이 훨씬 나아졌습니다. 서비스는 점이 아니라 선이고, 더 나아가 선들이 얽힌 네트워크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어디서 시작하든 일관된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화에 맞춰 나아갑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건 변화뿐입니다. 그래서 고정된 계획보다는 적응할 수 있는 길을 준비해야 합니다.
한 번은 시장이 예상과 달리 흘러가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고정된 계획을 버리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금씩 고쳐갔더니 살아남았습니다. 미래를 상상하고, 그에 맞춰 길을 조정하며, 가설을 계속 확인하는 게 불확실한 세상에서 버티는 방법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변화를 겁내지 않으면서도, 서비스의 중심은 잃지 않는 균형이 기획의 묘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기심이 길을 열어줍니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소중한 건 호기심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 뒤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마음이죠. 새 기술이나 트렌드를 볼 때도 “이게 사람들 삶에 뭘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입니다. 결국엔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더 편하게,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게 목표라는 걸 잊지 않습니다. 한 서비스가 사람들 일상에 스며들어 작은 변화를 만드는 걸 볼 때마다, 이 일의 보람을 느낍니다. 그 본질을 붙잡고 있으면, 어떤 변화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의미를 만드는 일
훌륭한 기획은 기능이 아니라 의미를 만듭니다. 그 의미가 사람들 삶에 녹아들어 변화를 일으킬 때, 진짜 혁신이 시작됩니다. 제가 이 복잡한 길을 걸으며 얻은 건, 단순히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과 세상을 잇는 다리를 놓는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의 여정에도 이 이야기가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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