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웹 기획/01. 서비스기획 기초

서비스기획,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BasicPlan 2025. 5. 12. 01:04

서비스기획의 첫 출발은 결국 '문제 발견'에서 시작됩니다. 많은 초보 기획자들이 처음부터 거창한 아이디어나 화려한 기능을 구상하려 하지만, 진정한 서비스기획의 시작점은 해결해야 할 명확한 문제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저는 20년 넘게 다양한 웹/앱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항상 동일한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가 해결하고자 하는 핵심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 발견의 중요성

수많은 서비스들이 매일 출시되지만 대부분은 사용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성공적인 서비스와 실패한 서비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가의 여부입니다.

예전에 한 스타트업에서 상담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멋진 UI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소셜 앱을 개발했지만 사용자 유입이 거의 없었습니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그들이 해결하려는 '문제'가 실제 사용자들에게는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던 것이죠.

반면 가장 성공적인 서비스들은 명확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음식 배달 과정의 불편함, 토스는 복잡한 송금 절차,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 중고거래의 어려움이라는 명확한 문제를 해결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기획의 시작, 이렇게 접근해보세요

  1. 관찰하고 질문하기

일상에서 불편함이나 비효율적인 과정을 주의 깊게 관찰해보세요. "왜 이렇게 해야 할까?", "이 과정이 더 간단해질 수 없을까?"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억나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병원 예약 시스템이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처음에 "더 멋진 디자인의 예약 페이지"를 원했지만, 실제 사용자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진짜 문제는 '복잡한 예약 절차'와 '대기시간 불확실성'이었음을 발견했죠. 이 관찰을 바탕으로 전혀 다른 방향의 서비스를 제안했고, 결과적으로 사용자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1. 사용자 인터뷰와 데이터 분석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 사용자와의 대화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정량적 데이터보다 정성적 인터뷰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한 쇼핑몰 프로젝트에서 데이터는 '장바구니 이탈률'이 높다는 사실만 알려주었지만,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예상치 못한 배송비 발생'이 주요 원인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UI를 개선하는 것보다 배송비 표시 방식을 변경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해결책이었죠.

  1. 문제 정의 워크시트 작성하기

발견한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작업은 기획의 토대가 됩니다.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세요:

  • 어떤 사용자가 (Who)
  • 어떤 상황에서 (When)
  • 어떤 이유로 (Why)
  •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 (What)

이 네 가지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다면, 서비스 기획의 방향성이 훨씬 분명해질 것입니다.


도구보다 사고방식이 중요합니다

초보 기획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도구나 방법론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입니다. Figma, Miro, 또는 특정 기획 문서 템플릿이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도구는 중요합니다. 저도 다양한 도구를 활용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자'로서의 사고방식입니다.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결국 핵심은 '이 서비스가 사용자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비전입니다.


비즈니스 관점도 함께 고려하기

서비스 기획은 사용자 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목표 달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과정입니다. 아무리 사용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라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면 오래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고민해보세요:

  • 이 서비스는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
  •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 초기 사용자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 서비스의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비즈니스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기획은 결국 현실에서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사용자 중심적 사고와 비즈니스적 사고를 함께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규모로 시작하고 빠르게 검증하기

서비스 기획의 초기 단계에서는 완벽한 서비스를 구상하기보다, 핵심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최소 기능 제품(MVP)을 빠르게 기획하고 검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년 전 모 스타트업과 함께 일할 때, 처음에는 모든 기능을 갖춘 완벽한 서비스를 출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장 상황이 변했고, 결국 출시 후 사용자 반응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죠.

이후 접근 방식을 바꿔 핵심 기능만 먼저 출시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빠르게 개선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더니, 오히려 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 기획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발견과 개선의 과정입니다. 완벽한 기획보다는 검증 가능한 가설을 세우고 빠르게 학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겸손함을 유지하세요

서비스 기획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는 겸손함입니다. 우리는 사용자의 문제와 요구를 100%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항상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배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서비스 기획자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고, 데이터와 사용자 피드백에 열린 자세를 유지합니다. 때로는 처음 생각했던 방향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유연함도 필요합니다.

서비스 기획은 결국 사용자와의 지속적인 대화입니다. 우리의 가설을 제시하고,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서비스가 탄생합니다.

서비스 기획의 시작은 화려한 기술이나 트렌디한 기능이 아닌, 진정한 문제 발견과 깊은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이 기본을 잊지 않는다면, 복잡한 기획 과정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Jay Kim
웹/앱 서비스기획 26년차
현대경제연구원 IT분야 전문 컨설턴트
프로필 http://bit.ly/3E1OGQB
프로젝트 문의: mailside@gmail.com (카카오톡, 지메일)